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보았다. 이 영화의 구성은 정말 곡특하다. 수미상관을 이루듯 영화의 도입부와 엔딩부가 나레이션으로 이루어져있다. 나레이션의 내용은 이러하다.
스승이 제자에게 물었다.
"어느 날 에어컨... 아니, 어느 바람 불어오는 날,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다. 단지 네 마음일 뿐이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어리둥절하여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스승이 이상하여 다시 물었다.
"달콤한 꿈을 꾸었는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느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도입부 나레이션을 듣고 처음에는 이게 뭔 개소린가 싶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가 엔딩부 나레이션에 이르렀을 때는 주제를 관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로 쓰이는 것은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변하고 흔들릴 수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병헌이 신민아의 집에 가기까지는 김영철에게 충성을 바치는 하수인이었지만 신민아의 목선을 보고서(?) 한번 흔들리는가 싶었는데 병헌이형도 남자인지라 결국 신민아의 미모에 무릎 꿇어버린다. 김영철은 그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물어본다. 왜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았냐고. 그러나 이병헌은 그 순간에도 자신의 100% 진심을 말하지 않는다. 영화의 결말부에서는 입장이 반대로 뒤집혀 이병헌이 김영철에게 물어본다. 자신을 정말로 죽일거냐고 왜 당신밑에서 개처럼 일한 자신을 죽이는 거냐고.. 그러나 김영철도 이 질문에 자신의 본심을 100% 말하지 않는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사실 이병헌을 죽이려는 이유가 모욕감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그가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는 것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제거하려 했던 것이 큰 이유일것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병헌에게 신민아와 있었던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미소를 보이고 같이 밥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은 평소 뒷세게에서 누구보다 잔혹하고 냉철한 그의 모습과는 대비된다. 나레이션에서 처럼 흔들렸던 마음 때문에 이루어 질 수 없는 달콤한 꿈을 꾼 병헌이 슬프게 흐느낀 채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